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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ing culture

파친코를 읽고 소설 속 인물과 드라마 파친코에 캐스팅된 배우와의 싱크로율에 감탄하다

by life is goguma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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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 작가는 1989년 대학 3학년에 파친코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2007년 남편의 도쿄 발령으로 일본을 밟으면서 2008년부터 다시 이 이야기를 쓰게 된다. 2017년 발간되었으니 28년, 거의 30년에 걸쳐 이 작품은 명작으로 다듬어졌다.


이 이야기는 4대에 걸친 자이니치의 삶을 다룬 스토리이다.

1. 
자이니치
자이니치는 식민지시대에 이민 온 조선계 사람들 또는 그들의 후손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재일교포, 재일동포의 의미.
보통 남한의 국적을 가지고 있거나 북한의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외국인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일본 내 선거권이 없다.

2.
4대
1대 : 양진 + 훈이 (선자의 부모)
2대 : 선자 + 이삭 (그리고 한수), 요셉 + 경희 (이삭의 형 내외)
3대 : 노아, 모자수(선자의 아들들) 
4대 : 솔로몬(모자수의 아들)
cf) 모자수는 모세의 일본어식 발음이라고 한다.

3.
드라마 캐스팅
선자(김민하, 윤여정)
한수(이민호)
솔로몬(진하)
경희(정은채)
이삭(노상현)
요셉(한준우)
모자수(박소희)
양진(정인지)
훈이(이대호)

책을 읽고 캐스팅을 생각했을 때 입어 쩍 벌어진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순위를 정하자면,

1위 경희(정은채)
공동 2위 선자(김민하), 한수(이민호)
3위 이삭(노상현)

이들은 그냥 막 책을 찢고 나온듯했다.
모자수와 솔로몬은 가장 책 속의 인물과 동떨어진 외모였지만 창의적인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
요셉의 한준우 역시 소설과는 다른 이미지지만 소설 속보다 훨씬 멋지게 어울린 거 같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경희이다. 
그냥 사랑스러움 그 자체이다.
이런 여자가 과연 존재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적인 인물였지만 정은채를 떠올리니 와~ 현실 속에 존재하는 인물이었구나 라는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4.
노아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많이 고민했던 캐릭터는 노아였던 거 같다.
자이니치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들은 지나치게 적나라해서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지식인들의 친일 상황을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5.
현실에서 존재하는 괴롭힘
나이키가 제작한 재일조선인 차별 문제를 다룬 광고 영상이 떠올랐다.
이지메(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실제 인물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검은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은 한 소녀는 재일조선중급학교에 다니며 북한 국가대표를 꿈꾸는 학생이다. 
축구 경기를 하며 이지메를 스스로 이겨낸다는 이야기다.
실제라고 하지만 조금은 과장된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파친코에서 등장한 에피소드를 통해 이런 상황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조선계라는 이유로 졸업앨범에 심한 욕을 써놓은 친구들, 그 충격에 자살한 중학생은 애석하게도 실화 바탕이었다.

6.
주인공 선자의 가르침
선자는 부모의 사랑을 받아 어떤 악조건에서도 강인하게 삶을 살아가는 여인이다.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혜를 가지고 있어서 편견이 없다.
특히 솔로몬의 여자친구 피비가 본인뿐만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 또한 음식을 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일반적인 시할머니의 부정적 시각이 아닌 열린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여자는 평생 힘들다는 생각을 주입받아온 세대이고 그녀 또한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지만 미국에서 살았던 피비의 진보적 여성관을 포용한다는 것이 대단했다.
선자를 보면서 부모의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인한 사람을 만들어내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 애들에게도 그런 부모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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