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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ing culture

역도요정 김복주, 숨은 명작 드라마, 짝사랑 이루는 법, 슬럼프 극복법

by life is goguma 202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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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스캔들>이 종영하고 양희승 작가의 온기가 남아 있을 때, 그녀의 작품 도장 깨기를 해보고 싶었다. 애석하게도 그녀가 쓴 최근 작품 <고교처세왕>, <아는 와이프>, <한번 다녀왔습니다> 등은 모두 봤었다. 남은 작품 하나 <역도요정 김복주>가 있어서 찾아보았다.

역시, 양희승 작가!
2016년 작품이니 거의 7년 가까이 지났지만 주제 자체가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이 있어서인지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여러 가지 20대의 색상들이 섞여 있는데 사랑 찾기, 가족애, 운동에 대한 열정 등이 담겨 있는 드라마다. 워낙 패션에 감각이 있는 두 남녀 주연배우 이성경, 남주혁 덕인지, 아님 거의 운동복씬이 대부분이어서인지 시간이 지났지만 촌스러운 느낌, 괴리감이 들지 않았다. 특히 남주혁의 완존 존잘 리즈 시절 모습이 담기지 않았나 싶다.

남주혁은 항상 상대 여배우를 빛나게 해주는 것 같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는 김태리를, <눈이 부시게>에서는 한지민을, <스타트업>에서는 수지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이성경을 훨씬 돋보이게 해 주었다. 

이 드라마가 좋았던 점

1. 오랜 해바라기 사랑들이 결실을 맺는 것
수영부 인기남 남주혁(정준형)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첫사랑 역도부 이성경(김복주)과 사랑하게 된다. 누구나 좋아할 법한 매너남 의사 이재윤(정재이)은 자신만을 바라보며 10년 동안 옆에 있던 친구의 존재를 뒤늦게 깨닫고 그녀를 사랑한다. 유도부 코치도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봤던 교수님과의 사랑을 이룬다. 순간적인 감정이 아닌 오랫동안 이어온 순수한 사랑들이 이뤄지는 것이 좋았다. 혹시 주변에 오랫동안 짝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다. 오랜 짝사랑 이루는 법이 이 드라마 안에 잘 표현되어 있다.

2. 가족에 대한 고찰
큰아빠, 큰엄마, 사촌형의 남주혁을 생각하는 가족애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그런 사랑을 고마워하면서도 생모가 나타났을 때 애틋함을 드러내던 남주혁. 특히 "엄마 물 좀"이라는 말에 큰엄마와 친엄마가 동시에 일어나는 씬에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을 잘 드러내고 또 치유해 가는 모습이 좋았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족들에게 따뜻했나, 또 그런 사랑을 해주었나 반성을 했다.

3. 슬럼프가 왔을 때 극복하는 법
역도를 정말 좋아했던 김복주가 의지했던 코치님이 정직 당하자 역도가 싫어진다. 슬럼프가 닥쳤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이 드라마를 통해 잘 그려진다. 현명한 주변사람들의 대처, 휴가를 주는 감독님과 니 인생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자유를 주는 아빠. 만약 주변에서 더 다그치고 닦달했다면 김복주는 다시 역도를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녀가 평소 하고 싶어 했던 것들을 해가면서 다시 역도로 돌아오는 과정이 참 좋았다.

이 밖에도 이 드라마는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 겪었을 법한 여러 난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리듬체조에서 코치덕에 좋은 점수를 얻게 되었을 때 부정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역도부 제자의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본인의 직을 걸고 운영금으로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코치님과 감독님을 위해 추운 날씨에 밖에서 단식 투쟁을 하는 역도부 학생들이 몇이나 될까. 현실에 순응하면서 불의에 눈감고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드라마는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따뜻해서 맘놓고 볼 수 있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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