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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ing life

해리와 메건, 최근 시리즈부터 영국 왕실을 소재로 한 작품들

by life is goguma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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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에 대한 나의 궁금증은 아마도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비가 파파라치에 쫒겨 사망한 당시의 충격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여러 음모론이 난무했지만 파파라치에게 죽을 때까지 쫒기는 불운한 그녀에게 세계의 동정과 애도가 쏟아졌었다.

재밉게 보았던 미드 슈츠에서 여리면서도 당찬 로펌 조사원으로 등장하는 메건 마클이 영국의 왕자 해리와 결혼하면서 영국 왕실에 대한 호기심이 재점화된 듯했다.

그래서 더 크라운 시리즈를 시즌4까지 본 거 같다.
더 크라운을 보고 나면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호감이 생긴다.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의 이야기를 담은 킹스 스피치를 통해서 의도치 않은 왕위 계승이었지만 영국의 상징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약간 웃긴 것은, 더 크라운에서 여왕의 동생인 마거릿 역을 한 헬리나 본햄 카터가 킹스 스피치에서는 여왕의 어머니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왕실에 대해 알아가면 실증이 날 것 같은 순간에 영화 한 편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관한 영화  스펜서이다.



영국 왕실과 연결된 재밉게 시청했던 작품들

1. 킹스 스피치(*****) 2011년 개봉한 영화
출연 : 콜린 퍼스(조지 6세), 제프리 러쉬(라이오넬 로그), 헬리나 본햄 카터(엘리자베스 보우스라이언-왕비)
말더듬이인 조지 6세가 아내의 도움으로 괴짜 언어치료사를 만나 말 더듬는 습관을 치료하고 명연설을 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감동적이었다.

2. 더 크라운(****) 2016년 시작한 시리즈 (시리즈 시즌4까지 봄, 시즌5는 정이 안감) 
출연 :
시즌 1,2)
엘리자베스 2세(클레어 포이)
필립 마운트배튼(맷 스미스)
마거릿 로즈(바네사 커비)
안토니 암스트롱존스(매튜 구드)
윈스턴 처칠 ( 존 리스고 )
시즌 3,4)
엘리자베스 2세 (올리비아 콜먼)
필립 마운트배튼 (토비아스 멘지스)
마거릿 윈저 (헬레나 본햄 카터)
안토니 암스트롱존스(벤 다니엘스)
다이애나 스펜서 (엠마 코린)
찰스 왕세자 (조시 오코너)
카밀라 파커 보울스 (에메랄드 펜넬)
마거릿 대처 (질리언 앤더슨)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생을 그린 드라마.

시즌 1) 1947년 ~ 1956년
시즌 2) 1956년 ~ 1964년
시즌 3) 1964년 ~ 1977년
시즌 4) 1979년 ~ 1990년
시즌 5) 1991년 ~ 1997년
시즌 6) 마지막 시즌이 될 예정임, 다이애나 왕세자비 교통사고 ~ 2000년대 초반까지 

 

더 크라운에 등장하는 배역들은 놀랍도록 실존인물과 싱크로율이 높다.
특히 여왕과 찰스 왕세자 그리고 다이애나비는 정말 유사했다.
최근 시작된 시즌5는 등장인물도 많이 교체되고 전체적으로 맘에 안들어 보다 말았다.
특히 시즌4에서 마가렛 대처의 이야기가 삽입되는데 영국의 현대사를 배운 느낌이었다.
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 조지 1세가 영어를 할 줄 몰라서 영국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독일 하노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왕이 국정에 관여하지 않아서 이루어진 불문율 같은 것이며 엘리자베스 2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더 크라운에서 마가렛 대처와 대립하는 부분이 보여서 왕실도 이 드라마가 약간 불편했을 것이다.


3. 윈저 이야기:영국왕실의 비밀(****)  2017년 다큐멘터리 
에피소드 6개로 이루어졌었는데 더 크라운이 드라마여서 허구와 실사가 뒤섞여 있다면 이것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좀더 객관적으로 왕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영상자료와 역사학자의 코멘트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진짜 역사공부를 하는 느낌이다.
꽤 유익했다.

4. 스펜서(***) 2022년 영화
출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정말 놀라웠던 분장의 마술.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다이애나비로 만들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걸음걸이나 말투 등을 정말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는 것을 보면서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다시 보았다.
그동안 다이애나비를 다룬 작품들에서 배경지식을 많이 쌓아서인지 내용은 그리 참신하지 않았다.
허수아비에서 아버지의 외투를 발견하고 그것을 가져와서 입는 그녀의 소탈함에서 매력을 느꼈다.
연휴를 같이 하는 왕실 대가족의 행사에서 들어갈 때 몸무게를 재고 나올 때 몸무게를 재는 풍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편히 먹고 놀라는 의미겠지만 다이애나비가 음식을 토해내는 장면을 통해 자유로움이 주어지지 않는 편안함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5. 해리와 메건(***) 2023년 다큐멘터리
이 영상을 보면서 그동안의 왕실을 주제로한 작품들, 특히 더크라운 같은 경우 한 에피소드 당 140억이 투입되었다고 하는데 이 시리즈는 지나치게 자유분방하게 찍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 날 것의 느낌이 났다.
작품성, 역사성 이런 것은 차치하고라도 왠지 개인 항변 기록물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자꾸 다이애나비와 메건을 같은 피해자인 것처럼 몰아가려하지만 분명 다른 것은 다이애나비의 경우에는 남편의 불륜 속에 외로운 인생을 살았고 메건의 경우는 메건을 적극 지지해주는 해리가 있다는 것이다.
훨씬 다이애나비가 가여웠으며 메건보다 더 외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영국의 악명 높은 타이블로이지에 의해 과장된 메건의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이 시리즈를 보고 메건이 유색인종이기 때문에 좀더 다른 시각에서 싸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리도 그의 모친의 불행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아내를 보호하는 성숙한 가장으로 느껴져서 그동안의 철부지 느낌은 조금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이 시리즈를 막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해리와 메건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면 볼만하겠지만 보수적인 가족들에게 숨이 막혀서 도망치고 싶은 막내의 자유를 향한 도피와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물론 왕실 생활이 일반 가정과 비교할 바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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